자발에코대조(spontaneous echo contrast, SEC)란 통상적으로 심장의 방실(cardiac chambers) 또는 혈관(vessels)에서 경식도심초음파검사(transesophageal echocardiography)나 경흉부심초음파검사(transthoracic echocardiography)를 통해 발견되는 동적인 연기와 같은 신호(dynamic smoke-like signal)를 의미한다[1]. 이러한 특징적 초음파 소견으로 인해 ‘echocardiographic smoke’ 또는 ‘echocardiographic contrast bubbles’로도 알려져 있다. SEC의 원인은 주로 정체되어 있거나 낮은 속도의 혈류 환경에서 혈소판 및 백혈구와 같은 혈액 세포 성분의 응집(clumping)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2]. 따라서 이와 같은 혈류를 특징으로 하는 좌심방확장증(left atrial chamber enlargement) 환자의 좌심방이나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환자의 좌심방귀(left atrial appendage)에서 SEC가 출현할 수 있다[3]. 뇌졸중 환자에서도 비교적 드물지만 경동맥이중초음파검사(carotid duplex ultrasonography)를 통해 SEC가 발견될 수 있는데[4], 경동맥에서 관찰된 SEC 증례는 아직 국내에 널리 보고되지 않았다. 따라서 저자는 경동맥이중초음파검사로 발견한 SEC의 증례를 영상 결과와 함께 임상적 중요성에 대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74세 남성으로 1년 전 폐암을 진단받고 추적검사 중 경추(cervical vertebrae) C4에 암전이(cancer metastasis)가 발견되어 외과적 치료로서 경추체제거술(corpectomy)을 실시하고자 본원 정형외과에 입원한 환자였다. 수술 전 외과적 치료의 금기사항(contraindication) 유무를 확인하고자 여러 진료과에 협진이 의뢰된 상태였고, 그중 신경학적 평가(neurological evaluation)를 위하여 뇌졸중센터에서 경동맥이중초음파검사가 수행되었다. 그 밖의 특이 사항으로 환자는 혈관위험인자와 관련된 문진에서 현재 흡연 상태로 확인되었고, 이전에 고혈압을 진단받은 후 혈압강하제를 복용 중이었으며, 혈액검사 소견으로 D-이합체(D-dimer)와 C-반응단백질(C-reactive protein)이 각각 1,251 ng/mL와 48.2 mg/L로 매우 높은 수치를 보였다(Table 1). 실시된 경동맥이중초음파검사에서 양쪽 경동맥에 죽상판(atheromatous plaque)이 발견되었고, 세부적으로 오른쪽 경동맥팽대부(carotid bulb)에 3.71 mm, 왼쪽 총경동맥(common carotid artery)에 2.37 mm, 왼쪽 경동맥팽대부에 1.59 mm와 2.92 mm로 총 4개의 죽상판이 존재하였다. 전반적으로 심한 경동맥 협착이나 폐색은 없었지만, 일반적인 초음파 이득(gain)에서 왼쪽 경동맥팽대부에 회색을 띤 뿌연 신호들이 관찰되었고, 제자리에서 천천히 휘돌고 있는 혈류 양상을 확인함으로써 SEC를 진단하였다. B-mode 상 횡단면(transverse view)에서, 경동맥팽대부의 가로 직경이 심장 수축 시 18.08 mm로 확장되고 비교적 빠른 유속으로 인해 SEC의 뿌연 회색 신호가 옅어지는 것을 확인하였다(Figure 1A). 반면, 심장 이완 시 혈관의 가로 직경은 17.45 mm로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느린 유속으로 인해 SEC의 뿌연 회색 신호가 더욱 두드러졌다(Figure 1B). 반복되는 심장 주기에서 뿌연 회색 신호는 경동맥팽대부 내에서 빙글빙글 회전하며 SEC의 특징적 소견인 소용돌이 혈류(swirling motion of blood)를 보였다. 이러한 양상은 B-mode의 종단면(longitudinal view)에서도 비슷하게 확인되었다(Figure 2). Color-coded Doppler-mode에서는 왼쪽 경동맥팽대부에 심한 협착이나 폐색 없이 혈류가 잘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Figure 3A). Doppler-mode를 이용하여 혈류 속도를 측정하였을 때 심장 수축 시에만 살짝 혈류가 보이고 이완기 혈류가 없는 스파이크형 수축기 파(spike-like systolic wave)가 관찰되어, 왼쪽 경동맥팽대부에 혈류가 상당히 정체되어 있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Figure 3B).
Patient characteristics
Patient with SEC (n=1) | |
---|---|
Age, yr | 74 |
Sex | Male |
Hypertension | Yes |
Diabetes | No |
Dyslipidemia | No |
Current smoking | Yes |
Fasting glucose, mg/dL | 99 |
Total cholesterol, mg/dL | 156 |
D-dimer, ng/mL | 1,251 |
C-reactive protein, mg/L | 48.2 |
Abbreviation: SEC, spontaneous echo contrast.
자발에코대조(SEC)는 B-mode가 가능한 초음파에서 관찰된 뿌연 연기와 같은 느린 소용돌이 혈류 신호를 말하여, 정체되어 있거나 느린 혈류 상태에서 비교적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혈류역학적 교란(hemodynamic disturbance)은 낮은 전단응력(shear stress)을 야기하고 혈관내피세포(endothelial cells)의 기능을 손상시켜 응고인자 섬유소(fibrin)를 쉽게 활성화한다[5]. 따라서 적혈구를 비롯한 혈구 성분들이 쉽게 응집되어 혈전의 전구체(precursor)인 SEC가 출현할 수 있다[6].
경부 혈관의 SEC는 심장의 심방에 비해 비교적 드물지만 느린 유속을 특징으로 하는 내경정맥(internal jugular vein)에서 발견될 수 있다. 내경정맥 SEC에 대한 이전 후향성 연구에 따르면 특히 급성허혈성뇌졸중 환자에서 해당 병력이 없는 대조군에 비해 SEC의 유병률(prevalence)이 2.3배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고, 이러한 연관성은 다양한 혼란변수들을 보정한 후에도 유효하였다[7]. 경동맥(carotid artery)에서 관찰된 SEC는 15%의 유병률을 보인 대조군에 비해 급성허혈성뇌졸중 환자에서 62%로 매우 높았다. 더 나아가, 해당 연구자들은 경동맥에서 관찰된 SEC가 죽상판과 연관되어 있으며, 특히 궤양성 죽상판(ulcerative plaque)이 존재하거나 심한 협착이 있는 경우 SEC가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8]. 이에 대한 잠재적 원인은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으로 인해 동맥 내 정상적인 결흐름(laminar flow)이 깨지게 되고 난류(turbulent flow)가 형성되면서 여러 방향의 혈류와 함께 낮은 전단응력을 특징으로 혈관 부위가 새로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전은 비슷한 뇌졸중 병인인 동맥-동맥색전증(artery to artery embolism)의 발생기전과도 일치한다[9].
본 증례에서, 환자는 급성허혈성뇌졸중 환자가 아니며 선행연구에서 보고한 심한 협착이나 궤양성 죽상판도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다소 큰 크기의 죽상판이 경동맥 내에 존재하였다. 더불어, 최근 암전이로 인해 입원한 것을 고려할 때, 암세포(tumor cell)가 성장 및 전이 과정에서 조직인자(tissue factor)를 과잉 생성함으로써 응고인자 트롬빈(thrombin)을 활성화시키고, 활성화된 트롬빈이 다시 혈소판을 활성화하는 일련의 연쇄 작용을 일으켜 응고항진증(tumor-induced hypercoagulability)과 유사한 상태를 형성했을 수 있다[10]. 이를 지지하는 소견으로 비정상적으로 높은 D-이합체 수치를 꼽을 수 있다. D-이합체는 교차결합되어 있던 섬유소가 섬유소용해효소(plasmin)에 의해 분해된 후 생성되는 물질로서, 혈중 섬유소 농도와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혈전증(thrombosis)의 간접적 지표로 알려져 있다[11]. 또한 염증 지표인 C-반응단백질의 농도가 매우 높았는데, 염증이 있을 경우 혈액 점도(viscosity)가 진해지며 유속이 느려지는 특징을 보인다[12]. 따라서 섬유소 및 C-반응단백질의 증가가 혈액을 끈적끈적하게 하고 느린 유속을 만들어 SEC의 발생을 촉진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치료는 대부분 SEC와 동반된 기저 질환(underlying disease)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심방세동 환자에서는 베타차단제 또는 칼슘채널차단제와 같은 심박수 조절 약물이 효과적일 수 있고, 좌심방확장과 연관된 경우 심장 부하의 정확한 원인을 동정하여 적극 관리하는 것이 SEC에 의한 색전증(embolism)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혈전 고위험에 해당하는 좌심방귀는 최소침습시술을 통해 폐색하는 것이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될 수 있다[13]. 반면, 경동맥에서 관찰된 SEC에 대한 뇌졸중 예방 및 치료는 아직 명확히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교과서적인 개념에서 생각해볼 때, SEC는 혈전의 전구상태이기 때문에 불시에 혈전으로 발전할 수 있고, 혈전이 혈류를 타고 이동할 경우 원위부에 있는 두개내 뇌동맥(intracranial cerebral arteries)에 색전증을 일으켜 급성허혈성뇌졸중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항응고제(anticoagulants)와 같은 혈전 예방법이 잠재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13]. 그러나 경동맥에서 관찰된 SEC가 뇌졸중 발생 및 장단기 예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분석한 연구가 거의 없고, 현재 항응고제의 효능을 검증한 무작위 임상시험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향후 표준화된 진단법 및 적절한 치료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더불어, 경동맥이중초음파검사에서 쉽게 간과될 수 있는 SEC의 발견은 치료의 방침 및 적극적인 개입을 결정하는 중요한 임상 표지자(marker)일 수 있다. 따라서 검사자는 SEC를 포함한 다양한 증례를 사전에 인지하고 검사를 수행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바람직하다.
자발에코대조(spontaneous echo contrast)는 B 모드 초음파 영상에서 관찰되는 소용돌이 모양의 연기 같은 에코 패턴으로, 일반적으로 혈액 정체 또는 저유량 상태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혈류역학적 교란은 느린 흐름으로 인해 낮은 전단 응력을 발생시켜 혈관내피세포의 기능 장애를 유발하고 응고 인자인 섬유소원의 활성화를 촉진한다. 결과적으로 적혈구를 포함한 혈액 세포가 쉽게 응집하여 혈전 형성의 전구체인 자발에코대조를 형성한다. 자발에코대조는 주로 좌심방확장증이 있는 환자의 좌심방이나 심방세동 환자의 좌심방귀에서 발견되며, 드물게 경동맥에서도 관찰될 수 있다. 이 사례 보고서에서는 전이성 암 환자의 경동맥이중초음파검사 중 관찰된 자발에코대조의 영상 소견을 제시하고 임상적 의미를 논의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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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 M, Clinical laboratory technologist, Adjunct profess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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